한은 “인구 고령화로 23년 간 실질금리 3% 포인트 내려가”…소비 줄고 저축 증가 영향



인구 고령화가 한국 경제를 ‘저금리의 늪’에 빠뜨리는데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3년 동안 인구 고령화가 끌어내린 실질금리는 3% 포인트에 달했다. 소비보다는 저축에 치중하는 고령자들이 늘어나면서 경제 전반의 활력이 감소했고, 이는 실질금리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국은행 산하 경제연구원은 13일 ‘인구 고령화가 실질금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내고 “1995년부터 2018년까지 23년 간 실질금리가 3% 포인트 내려갔다”며 “20~64세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995년 9.6%에서 2015년 19.4%로 오른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노령인구 부양비율이 올라가면서 금리가 떨어진 것이다. 실질금리는 한은이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서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 1년물 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값이다. 경제 주체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금리 수준을 나타낸다. 인구 고령화가 실질금리에 어떤 경로로 영향을 미쳤을까. 보고서를 작성한 권오익·김명현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실질금리는 1995년 9.0%에서 2018년 0.4%로 8.6% 포인트 떨어졌는데 이 기간 중 실질금리 하락폭의 3분의 1이 고령화 여파로 추정된다”며 “인구 고령화로 은퇴 이후 생존 기간이 늘어나 저축이 늘고 소비는 감소한 결과 실질금리가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통상 소비가 줄고 저축률이 높아지면 경제 전반에 활기가 돌지를 않는다. 민간 소비가 줄면 내수가 침체하기 때문에 경제 전반의 생산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져 실질금리를 끌어내리게 된다. 노인 인구 증가 뿐만 아니라 소비 주체인 청년 인구가 줄어드는 것도 결국 실질금리 하락을 야기하는 셈이다. 보고서는 저출산보다 고령화가 실질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봤다. 기대수명 증가가 실질금리 하락에 미친 영향이 인구 증가율 감소로 인한 영향의 두 배였다. 기대수명 증가로 인한 실질금리 하락분이 2% 포인트라면, 인구 증가율 변화에 따른 낙폭은 1% 포인트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기대수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 경제주체들이 즉각적으로 저축을 늘리려 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향후 인구 고령화가 지속하면 실질금리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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