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에 막힌 ‘용’의 귀환



전 국가대표 주장 기성용(31)의 한국 프로축구 K리그 복귀가 무산됐다. 2020시즌 개막을 앞두고 축구계 전체를 들썩이게 만든 기성용의 복귀 협상은 결국 허무한 결렬로 막을 내렸다. 10년간 유럽파로 뛰면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기성용을 다시 만날 꿈에 부풀었던 국내 축구팬들은 실망감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기성용의 매니지먼트사인 C2글로벌은 11일 “전날 FC 서울과 전북 현대에 협상 종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의로 타진했던 국내 복귀가 두 구단을 포함한 K리그 전체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사태로 번졌다. 기성용의 올해 중 K리그 복귀는 매우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기성용은 지난달 31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계약을 해지하고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었다. 이때부터 바라본 곳이 K리그였다. 기성용은 2009년 12월 서울을 떠나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해 유럽으로 진출했다. 이후 EPL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을 거치며 빅리거로 활약했다. 기성용은 유럽 진출 이전의 친정팀인 서울로 복귀를 먼저 추진했다. 뉴캐슬과 계약 해지를 앞두고 서울 측 관계자에게 복귀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기성용은 복귀 무대를 K리그 전체로 영역을 확장하고 다른 팀을 물색했다. 그중 지난해 챔피언인 전북과 우선 접촉했다. 이 사실이 지난주 언론 보도로 알려진 뒤 서울은 기성용에게 협상 재개를 요청했다. 이때부터 K리그의 눈길은 온통 기성용의 행선지로 모아졌다. 기성용은 지난해 1월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뒤부터 2년간 국내 그라운드에서 팬들과 만날 기회가 없었다. 31세로 아직 젊은 데다, 대표팀 주장 출신으로 상징성까지 가진 기성용의 국내 복귀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 팬들 사이에서 기성용의 영입 경쟁은 그를 프로 데뷔 이전인 2004년부터 육성한 서울과 리그 최고 명문인 전북의 자존심 대결처럼 비화되기도 했다. 지난주말을 거치면서 기성용이 행선지를 결정했다는 소문도 나오면서 그의 K리그 복귀는 기정사실화하는 듯 했다. 하지만 11년 전 서울을 떠나면서 남긴 계약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당시 서울은 기성용에게 ‘국내로 복귀하면 서울과 우선 협상해야 한다’는 내용의 이적 조건을 걸었다.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경우 상당한 액수의 위약금을 지급토록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부터 기류가 바뀌었다. 위약금은 서울이 행사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지만, 전북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지출이다. 여기에다 기성용은 서울의 협상 진정성 등에 실망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국 K리그 복귀 포기를 선언했다. 팬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원 소속팀인 서울에 대해 “사소한 부분에 얽매이며 K리그 전체의 흥행을 이끌 수 있는 카드를 버렸다”는 식의 비난이 거세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기성용의 복귀를 누구보다 원했다. 협상의 관건은 서울로 복귀하는지 아닌지에만 있었다”고 했지만 팬들의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C2글로벌은 “기성용이 K리그 복귀 무산에 상심하고 있다. 팬들에게도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국외 리그 다수의 구단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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