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거 뒤 ‘혹사’ 그림자… 감독 해명이 논란 더 부추겨


12년 만의 올림픽 진출이라는 쾌거에도 여자 농구대표팀은 웃지 못했다. 결과는 좋았을지라도 구시대적 ‘혹사농구’를 선보이면서 내용면에서 낙제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11일 귀국한 이문규 대표팀 감독은 “혹사란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지만 일부 선수는 “문제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하며 팀내 분열상을 노출시키기도 했다. 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9일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농구 최종예선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처음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낭보를 갖고 돌아온 이문규호였지만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B조 네 팀(한국, 스페인, 중국, 영국) 중 3위까지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가장 해볼만한 영국전에 총력전을 펼치며 승리를 거둔 것까지는 옳은 판단이었다. 그러나 그 과정이 문제였다. 이 감독은 영국전에서 엔트리 12명 중 단 6명만 기용했다. 이중 절반인 3명은 1초의 휴식도 없이 40분을 꽉 채워 뛰었다. 결국 체력저하로 4쿼터 중반 16점차로 앞서 나갔던 한국은 막판 80-79 1점차까지 쫓겼다. 대역전패 일보 직전까지 간 것이다.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던 대표팀은 다음날 중국전에서는 60대 100 대패의 망신을 샀다. 스페인전 37점차 패배를 포함해 3경기 득실 마진이 무려 -74점이나 됐다. 1승에 만족하기에는 선수 기용 및 수비 전술 등이 형편없었다는 팬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귀국 후 기자들과 만난 이 감독은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한 총력전이었을 뿐 (혹사는)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국내 리그(WKBL) 경기에서도 40분을 다 뛰곤 한다”라고 강변해 또다른 논란을 야기했다. “수준차가 있는 리그 팀내 선수 구성과 최고 선수들만 모인 국가대표 상황을 동일시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팀내 에이스인 박지수는 이날 “이번 대회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은 다들 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작심한 듯 말했다. 나아가 “(중국전 대패에)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게 많이 창피하다고 느껴졌다”고 고백, 1승에 만족한 감독과 결이 다른 반응을 내비쳤다. 한편 이 감독에 대한 비판이 가시지 않음에 따라 그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 감독의 계약기간은 올림픽 최종예선까지였다. 올림픽 진출에 성공할 경우 재계약이 유력했지만 여론이 워낙 나빠 대한민국농구협회도 상황을 주시 중이다. 이 감독은 “(계약 부분은) 제가 얘기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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