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간판 정현, 도쿄올림픽 못 뛰는 이유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4·사진)의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 사실상 무산됐다. 후원사 규정에 대해 대한테니스협회(이하 협회)와의 이견으로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지는 국가대항전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협회는 지난 12일 오는 3월 열리는 데이비스컵 예선 이탈리아와의 원정경기에 출전할 국가대표 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남지성(세종시청), 이덕희(현대자동차 후원·서울시청), 정윤성(CJ제일제당 후원·의정부시청), 송민규(KDB산업은행), 정홍(현대해상) 등이다. 명단에 정현의 이름은 없었다. 올림픽에 나서려면 2016년 리우 대회부터 2020년 도쿄 대회 전까지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 3번 이상 참가한 기록이 있어야 한다. 정현은 2016년과 2017년 데이비스컵에 나섰지만 이후 출전 기록은 전무하다. 이로써 정현의 올림픽 출전이 자동 무산됐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진 이유는 협회의 후원사 규정에 정현이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협회는 국가대표 선수에게 협회 후원사인 아디다스 의류와 운동화 착용을 요구한다. 반면 정현은 개인 자격으로 의류는 라코스테, 신발은 나이키와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특히 발 부상 이력이 있는 정현은 발바닥 물집을 예방하는 나이키의 맞춤형 운동화를 고집한다. 협회와 아디다스 계약서에는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선수들은 후원사의 의류와 신발을 착용해야 한다. 의료상의 사유로 인해 경기화를 착용하지 못할 경우 아디다스와 협의 후 타제품의 상표를 전부 가리는 것을 조건으로 착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세계랭킹 50위 이내의 선수는 협회 후원사 경기복과 경기화 착용 의무가 면제되는데, 정현은 현재 세계랭킹이 129위라 예외 조항의 적용을 받지 못했다. 이 같은 문제 때문에 정현은 지난해 9월에도 중국과의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그룹 예선에 나서지 못했다.
아디다스와 협의를 거쳐 경쟁사 상표를 가리고 경기에 나서는 방안이 있지만 정현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현 매니지먼트사인 IMG 코리아 관계자는 “테니스 프로 선수에게 후원사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상표를 가리라는 것은 글로벌 기준에도 맞지 않는다. 실제 다른 나라 선수들은 모두 개인 후원사 제품을 착용하고 데이비스컵 출전한다”고 밝혔다. 반면 협회는 “2017년 아디다스와 재계약하면서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는 개인용품을 쓰는 조건을 추가했다”며 “선수 랭킹이 높았다면 문제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정현은 한 행사에서 “운동선수라면 당연히 올림픽에 나가고 싶어한다. 기회만 된다면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승리해보고 싶다”며 “내년 3월 데이비스컵 때 협회에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 바 있다. 하지만 후원사 문제를 두고 협회와 계속 입장 차를 보이면서 올림픽 출전은 사실상 힘들 전망이다. 박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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