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큐베’ 이성진 “내 주도로 공격적인 팀 만들고파”



한화생명e스포츠 탑라이너 ‘큐베’ 이성진은 지난 겨울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5년간 정들었던 젠지를 떠나 한화생명e스포츠에 새 둥지를 틀었다. 국민일보는 지난 2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한화생명 숙소 ‘캠프 원’에서 이성진을 만났다. 어느덧 6년 차 프로게이머가 된 그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화생명 입단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또한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를 위한 선택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지금 자신을 세계 챔피언으로 만든 세 글자 ‘버티기’를 버리는 과정에 있다고 한다. -오프 시즌, 어떻게 보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밖을 돌아다니기가 힘들더라. 집에서 혼자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같은 콘솔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친구를 만나서 같이 밥을 먹거나,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플레이하기도 했다.” -젠지를 떠난 뒤 첫 시즌이었다 “주변 환경이 전부 달라졌다. 그래서 아예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익숙했던 것들이 다 바뀌었다. 생활 환경, 동료 선수, 감독님과 코치님 등 주변에 있는 것들 모두. 그래서 재밌게 보냈다.” -스토브리그 때 여러 곳에서 러브 콜이 왔을 텐데. 한화생명을 선택한 이유는 “손대영 감독님과 정노철 코치님 때문이다. 두 분이 약속한 게임의 방향성을 믿었다. 저는 선수 위주의 팀 운영과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타일로부터의 탈피, 해외 팀과 같은 공격적 플레이를 원했다. 한화생명이 지속적인 싸움 유도를 방향으로 잡았다. 그게 마음에 들었다. 저 자신에게 변화를 주고 싶기도 했다.” -실제로 한 시즌을 함께 해보니 어땠나 “손 감독님은 열정이 넘치시는 분이다. 선수단을 한 곳으로 모으고, 이끌어 나가려 하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정 코치님은 분석적이고, 똑똑하시다. 선수 관점에서 경기 피드백을 해주신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부족했다. 연패 흐름을 끊지 못한 것도 원인이었다. 계속 지니까 악순환이 반복됐다. 개인 기량을 끌어 올리는 게 서머 시즌의 첫 번째 과제다. 또 패배하더라도 꿋꿋하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관철해야 한다. 그래야 중위권 이상을 노려볼 수 있다.” -플레이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싶다고 했는데 “시즌 초반엔 내 스타일 변화가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시즌을 치를수록 잘 안 풀리더라. 성적이 안 나오니까. 서머 시즌엔 ‘뒤가 없다’는 생각으로 변화를 주고자 한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하려고 한다. 내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공격적인 팀을 만들고 싶다.” -여전히 ‘큐베’하면 ‘버티기’란 이미지가 강하다 “아무래도 데뷔 때부터 그렇게 해왔다 보니. 그리고 그걸로 결과를 얻어냈다. 그 스타일을 버리기가 쉽지 않더라. 제가 원해서 그런 플레이스타일을 갖게 된 건 아니었다. 함께 했던 정글러가 그런 스타일이었다 보니까 굳어졌다. 지금도 그 스타일에서 완전히 벗어난 건 아니다. 그래도 코치님께서 의사소통 관련한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제법 바뀌었다.” -자신만의 챔피언 폭도 확고하다. 케넨, 나르를 유독 선호하고 또 잘한다 “젠지 때부터 해온 것들이 굳어졌다. 한화생명에 와서도 그런 경향이 이어진 것 같다. 처음엔 다른 챔피언도 연습해서 이것저것 꺼내봤는데, 결과가 안 좋지 않았나. 갈수록 제가 해왔던 것만 꺼내게 되더라. 그렇게 해서 이기니까 더 그랬고.” -스프링 시즌엔 트린다미어, 퀸 등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했다 “트린다미어는 감독님의 추천으로 도전해봤다. 생각보다 솔로 랭크와 스크림에서 성적이 잘 나와 실전에서도 꺼냈다. 퀸은 내 아이디어였다. 내가 잘하는 게 원거리 AD 챔피언이지 않나. 퀸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연습해봤다.” -트린다미어는 최근 솔로 랭크에서도 종종 나오더라. 물리 카사딘이라고 평가하던데 “카사딘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이 없다. 챔피언을 리메이크 해주는 게 더 좋을 것.” -신규 챔피언인 세트를 가장 잘 다룬 탑라이너였다 “처음에는 세트를 잘하지 못했다. 이게 어떤 챔피언인지 잘 모르겠더라. 어느 날 정 코치님이 중국 ‘LoL 프로 리그(LPL)’ 경기를 예시로 보여주셨는데, 그걸 참고하니까 이후부터는 숙련도가 확 늘었다. 자신감이 붙어서 더 잘했던 것 같다.” -‘바이퍼’ 박도현이 새로 합류했다 “경험 많은 선수다. 호흡도 잘 맞고, 경험이 있으니 팀이 게임 후반에 더 단단해질 것이다.” -본인은 ‘두두’ 이동주와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동주는 브루저 위주의 챔피언 폭을 갖고 있고, 플레이 스타일도 공격적이다. 이게 경기가 잘 풀리면 큰 장점이 되겠지만, 말렸을 때는 단점이 될 수 있다. 그걸 잘 다듬으면 좋겠다. 반면 저는 경험이 많다는 게 장점이다. 실전 경기에서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서머 시즌, 현실적인 목표는 “포스트 시즌 진출이 목표다.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도 욕심은 나지만 당장은 포스트 시즌에 가야만 지역 대표 선발전이든, 직행이든 노릴 수가 있다. 상위권 팀들 전부 신경 쓰이는 경쟁 상대다.” -여름과 가을에 더 강한 선수란 이미지가 있다 “나도 여름과 가을에 자신 있긴 한데, 경기력이 향상되는 원인은 모르겠다. 아무래도 여름과 가을에 진행된 패치가 나와 잘 맞았던 것 같다. 운이 따랐다. 올 서머 시즌 중간에 어떤 패치가 나올지 모르니 기도하고 있어야겠다. 하하.”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스프링 시즌을 관중 없이 치렀다. 그래서 한화생명 팬들의 얼굴을 보지 못한 게 아쉽다.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완화됐으면 좋겠고, 관중석이 가득 찼으면 좋겠다. 그래서 팬들과 함께 경기를 치르고 싶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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