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비 무덤 옆 곰팡이 집, 옆 동에선 사람이 죽었다

  "외국인 근로자 2만 6000여 명 8월까지 들어온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14일 게시한 보도자료 하나. 부처 보도자료 제목에 자주 등장하지 않는 느낌표(!)가 붙어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직후 크게 줄었던 외국인 노동자 입국인 수를 대폭 늘려 농어촌과 제조업 작업장의 인력난을 해소하겠다는 내용의 홍보자료였다.   사장님 농장을 지키는 썸낭, 체류지가 이상했다   "계약서? 없어요. 사장님 괜찮아요. 좋은 사람. 비닐하우스 7동. 새벽 6시부터 오후 3시. 월급 180만 원. 괜찮아요. 딸이랑 아내 있어요. 프놈펜 가서 맥주집 하고 싶어요."   "괜찮아요" 하는 말끝에 군용 헬기 소음이 머리 머리 위로 '우다다다' 굉음을 내며 흩어졌다. 지난 21일 경기도 포천의 한 채소 농장에서 만난 캄보디아 국적의 썸낭(가명, 34)씨는 지난해 6월 입국한 이주노동자다. 경기도 포천시는 지난해 2월 경기도 외국인정책과 내부자료 기준 이천시에 이어 두 번째로 불법 기숙사가 많은 곳으로 집계된 지역이다.   썸낭씨는 농장주가 운영하는 자신의 일터 농장 바로 옆, 비닐하우스에 산다. 검은 차양 그물로 둘러친 하우스 안, 조립식 컨테이너로 만든 거처다. 함께 현장을 방문한 김달성 목사(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에 따르면 전형적인 이주노동자 기숙사보다 사정이 '약간' 괜찮은 편이다. 하우스 4면에 창문이 없었다. 환기를 위한 숨통은 출구뿐. 집 밖에 간이화장실이 있었고, 집안에는 LPG 가스통과 공구가 널브러져 있었다.   '체류지 : 경기도 포천시 ▲▲면 ▲▲로 ▲동 ▲▲▲호'   그의 ID 카드에 적힌 '체류지'는 지금 사는 곳과 전혀 다른 곳이었다. 김달성 목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해당 주소는 농장주가 살고 있는 주택이었다. 2018년 기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5만 원 하는 연립 빌라. 그곳에 썸낭은 살지 않는다. 노동부 지침 위반이다.    노동부는 지난해 1월부터 '외국인 근로자 주거 환경 개정지침'을 고시하며 해당 시점부터 입국한 이주노동자의 경우 비닐하우스 등 가설 건축물에 거주하게 할 경우 고용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지침을 내렸었다. 지난 2020년 12월, 캄보디아 국적의 이주노동자 고 속헹씨(31)가 난방 장치가 꺼진 비닐하우스에서 사망한 이후 마련된 정책이다.   그러나 썸낭의 사례처럼, 고시 이후에도 편법으로 기본권에 못 미치는 주거를 이주노동자에게 제공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김 목사는 최근에도 지난 3월 입국해 비닐하우스를 주거 시설로 배정 받은 두 네팔 여성 노동자를 만났다고 한다. 두 노동자는 'ID카드와 근로계약서를 모두 농장주가 수거해갔다'고 전했다고 한다. 원룸이나 아파트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괜찮은 숙소라 해도, 기숙사비를 많이 뗀다. 숙식비는 최대 (통상임금의) 20%까지 뗄 수 있다. 현 최저시급을 따지면 28만8000원이 상한이다. 그런데 한 공간에 6명 정도 살게 하면서 그 이상의 숙소비를 받는 거다. 각 30만 원씩만 해도 대략 180여만 원이다."   전체 내용보기

퇴비 무덤 옆 곰팡이 집, 옆 동에선 사람이 죽었다
 
"외국인 근로자 2만 6000여 명 8월까지 들어온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14일 게시한 보도자료 하나. 부처 보도자료 제목에 자주 등장하지 않는 느낌표(!)가 붙어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직후 크게 줄었던 외국인 노동자 입국인 수를 대폭 늘려 농어촌과 제조업 작업장의 인력난을 해소하겠다는 내용의 홍보자료였다.
 
사장님 농장을 지키는 썸낭, 체류지가 이상했다
 
"계약서? 없어요. 사장님 괜찮아요. 좋은 사람. 비닐하우스 7동. 새벽 6시부터 오후 3시. 월급 180만 원. 괜찮아요. 딸이랑 아내 있어요. 프놈펜 가서 맥주집 하고 싶어요."
 
"괜찮아요" 하는 말끝에 군용 헬기 소음이 머리 머리 위로 '우다다다' 굉음을 내며 흩어졌다. 지난 21일 경기도 포천의 한 채소 농장에서 만난 캄보디아 국적의 썸낭(가명, 34)씨는 지난해 6월 입국한 이주노동자다. 경기도 포천시는 지난해 2월 경기도 외국인정책과 내부자료 기준 이천시에 이어 두 번째로 불법 기숙사가 많은 곳으로 집계된 지역이다.
 
썸낭씨는 농장주가 운영하는 자신의 일터 농장 바로 옆, 비닐하우스에 산다. 검은 차양 그물로 둘러친 하우스 안, 조립식 컨테이너로 만든 거처다. 함께 현장을 방문한 김달성 목사(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에 따르면 전형적인 이주노동자 기숙사보다 사정이 '약간' 괜찮은 편이다.

하우스 4면에 창문이 없었다. 환기를 위한 숨통은 출구뿐. 집 밖에 간이화장실이 있었고, 집안에는 LPG 가스통과 공구가 널브러져 있었다.
 
'체류지 : 경기도 포천시 ▲▲면 ▲▲로 ▲동 ▲▲▲호'
 
그의 ID 카드에 적힌 '체류지'는 지금 사는 곳과 전혀 다른 곳이었다. 김달성 목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해당 주소는 농장주가 살고 있는 주택이었다. 2018년 기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5만 원 하는 연립 빌라. 그곳에 썸낭은 살지 않는다. 노동부 지침 위반이다. 
 
노동부는 지난해 1월부터 '외국인 근로자 주거 환경 개정지침'을 고시하며 해당 시점부터 입국한 이주노동자의 경우 비닐하우스 등 가설 건축물에 거주하게 할 경우 고용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지침을 내렸었다. 지난 2020년 12월, 캄보디아 국적의 이주노동자 고 속헹씨(31)가 난방 장치가 꺼진 비닐하우스에서 사망한 이후 마련된 정책이다.
 
그러나 썸낭의 사례처럼, 고시 이후에도 편법으로 기본권에 못 미치는 주거를 이주노동자에게 제공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김 목사는 최근에도 지난 3월 입국해 비닐하우스를 주거 시설로 배정 받은 두 네팔 여성 노동자를 만났다고 한다. 두 노동자는 'ID카드와 근로계약서를 모두 농장주가 수거해갔다'고 전했다고 한다.

원룸이나 아파트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괜찮은 숙소라 해도, 기숙사비를 많이 뗀다. 숙식비는 최대 (통상임금의) 20%까지 뗄 수 있다. 현 최저시급을 따지면 28만8000원이 상한이다. 그런데 한 공간에 6명 정도 살게 하면서 그 이상의 숙소비를 받는 거다. 각 30만 원씩만 해도 대략 180여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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